세계적인 베스트셀러 '해리 포터' 시리즈를 쓴 조앤 K 롤링 작가가 피소됐다.
7일(현지시간) 더타임스는 영국 전국 방송에서 성전환자로는 처음으로 뉴스 진행자가 된 방송인 인디아 윌러비는 롤링이 엑스(X·옛 트위터)에서 자신을 남성으로 지칭했다며 노섬브리아 경찰에 롤링을 고소했다고 보도했다.
월러비는 독립 매체 바이라인 TV와 한 인터뷰에서 "나는 법적으로 인정받은 여성"이라며 "JK 롤링이 고의로 내 성별을 알면서도 잘못 지칭한 것은 평등법과 성인지법 위반이며 증오 범죄"라고 주장했다.
이에 롤링은 윌러비를 여성으로 불러야 한다는 법은 없으며, 성에 관한 비판적 시각은 법으로 보호받을 수 있다는 판례가 있다고 반박했다. 롤링은 이전에도 트랜스젠더에 대한 비판적인 견해를 드러내 왔다. 트랜스젠더들이 듣고 싶은 성별의 대명서로 지칭하기보다는 "감옥에 가는 것이 낫다"고 말하기도 했다.
시작은 한 네티즌이 보낸 영상이었다. 이 네티즌은 지난 3일 평소 트랜스젠더의 여성 탈의실 사용을 반대해왔던 롤링에게 "이 여성은 남성 탈의실을 사용해야 하는 거냐"고 질문하면서 월러비의 영상을 보냈다. 롤링은 "당신은 나에게 잘못된 영상을 보냈다"며 "여기엔 여성은 없고, 단지 남성이 자신이 생각하는 '여성'의 의미, 즉 자기애적이고 천박하며 노출증을 여성혐오적으로 표현하는 것을 즐기고 있다"고 적었다.
이에 사진을 보낸 인물이 "월러비가 '여성혐오자'라면 왜 여성이 됐을지 생각해보라"고 반문하자, 롤링은 "월러비는 여성이 된 게 아니다"며 "그는 여성혐오적인 남성판타지를 코스프레하고 있다"고 저격했다.
월러비는 영국 최초 트랜스젠더 언론인이자 ITV에서 여성 토크쇼인 '루즈 우먼'(Loose Women) 최초의 트랜스젠더 공동 진행자다. 월러비는 롤링의 발언에 지난 4일 자신의 엑스에 "이건 정말 역겹다"며 "그로테스크(괴기)한 트랜스포비아(트랜스젠더 혐오)에 속상하다"고 적었다. 이어 "나는 롤링만큼 모든 면에서 여성"이라며 "법적으로 인정받았고, 매일 교류하는 모든 사람에게도 인정받았다. 더불어 롤링이 트랜스포비아인지에 대한 논쟁도 끝났다"고 저격했다.
이후 롤링은 "여성에게 여성혐오적인 학대를 보내는 트랜스젠더 남성을 정확하게 성별로 구분하는 건 차별이 아니다"는 견해를 거듭 밝혔다. 이어 "'남자'는 비방이 아니다"며 "여성이 자존심을 상하게 할 때마다 UN이 개입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분들이 많다는 것을 알고 있지만, 보편적인 검증을 받을 인권은 없다"고 의견을 굽히지 않았다.
월러비도 참지 않고 롤링의 행동을 "확률적 테러리즘"이라 칭하며 "내가 만약 살해당한다면, 누구를 탓해야 하지 않냐"는 글을 추가로 적었다. 확률적 테러리즘은 정치계나 언론계 인사들이 공개적으로 개인이나 집단을 악마화하여 그 인물의 지지자들이 폭력적인 범죄를 저지르도록 영감을 주는 것을 가리킨다.
롤링과 월러비의 충돌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월러비는 지난해 1월 "나는 롤링보다 더 여성스럽다"는 글을 자신의 엑스에 게재했다. 이와 함께 롤링의 사진을 게재하며 '인용 필요'라는 캡션을 덧붙였다.
한편 미러는 지난해 3월 기준 트렌스젠더 대상 혐오 범죄는 4732건으로 전년 대비 11% 늘었다고 전하면서 "월러비를 지지하기 위해 많은 사람이 달려들고 있다"고 보도했다.
김소연 한경닷컴 기자 sue12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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